대한의사협회가 22일 헌법재판소를 방문해 도수치료 등에 도입된 관리급여 제도의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냈다. 관리급여 제도가 지난 7월 1일 시행된 지 석 달이 채 되지 않아 법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의협은 피해를 입은 환자들도 청구인단에 합류시켰다.
서울 종로구 헌재에서 진행된 이날 청구서 접수에는 김택우 회장과 이태연·좌훈정 부회장, 서신초 총무이사, 김승수 총무이사 겸 기획이사, 전성훈·한진 법제이사, 안준철 대외협력이사 등 의협 집행부와 청구대리인이 동행했다.

관리급여 제도는 무엇이고 왜 논란인가?
관리급여는 비급여 항목 중 과잉 우려가 큰 항목을 건강보험 체계 내에서 관리하는 제도다. 정부는 의료계 반대 속에 2026년 7월 1일부터 도수치료 등을 대상으로 비급여의 가격과 이용 기준을 통제하고 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 따르면 7월 1일부로 도수치료는 연 15회, 최대 24회의 관리급여 영역으로 전환됐다.
보건복지부 www.mohw.go.kr
의협은 제도 논의 단계부터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다. 주요 경과는 다음과 같다.
2025년 12월: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비급여관리정책협의체 회의에서 도수치료를 비롯해 경피적 경막외강 신경성형술, 방사선 온열치료 등 3개 항목을 관리급여로 지정했다.
2026년 5월 27일: 의협은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사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관리급여 강행을 거부한다는 입장을 냈다.
2026년 7월 1일: 도수치료 등을 대상으로 관리급여 제도가 시행됐다.
2026년 8월 6일: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헌법소원 심판 청구 추진을 밝혔고, 의협은 청구인 모집에 들어갔다.
2026년 9월 22일: 의협이 헌재에 헌법소원심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의협은 앞서 95%라는 높은 본인부담률까지 적용되면 환자의 실질적 부담은 줄지 않고 환자와 의료기관 모두에 고통이 전가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의협이 제시한 위헌 근거는?
의협은 관리급여 제도가 헌법이 보장하는 환자의 건강권·치료선택권과 의료인의 직업수행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의협에 따르면 협회는 여러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아 제도의 위헌성을 면밀히 검토했다. 핵심 논리는 과거 헌재 판단과의 충돌이다.
헌재는 요양기관 강제지정제에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비급여 선택권'이 보장된다는 점을 핵심 근거로 삼았다. 의협은 비급여의 가격과 기준까지 정부가 통제하는 관리급여가 이 전제 자체를 흔든다며, 헌법적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헌법재판소 www.ccourt.go.kr
청구인단은 어떻게 꾸려졌나?
의협은 청구의 전문성과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 전담 법률대리인을 선임했다. 청구인단에는 의료기관뿐 아니라 실제 치료 제한 피해를 겪은 환자들이 함께 참여했다. 의사 단체 단독이 아닌 환자가 직접 당사자로 나섰다는 점이 이번 청구의 특징이다.
의료계의 별도 법적 대응도 진행 중이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신인식 변호사가 청구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18조의4 제1항 제4호'에 대한 위헌 확인 소송건이 7월 22일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에 회부됐다. 서울특별시의사회 역시 의료진, 환자 등의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택우 회장은 이날 헌재 현장 모두발언에서 "관리급여 제도는 의사의 직업수행 자유와 환자의 자기결정권 및 치료받을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며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환자조차 기준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더 이상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헌재가 이번 청구를 본안 심리에 회부할 경우, 관리급여 제도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공방은 한층 격화할 전망이다.
메디컬포커스 편집부 flowood.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