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희귀·소외암 치료제 3종에 대해 오는 10월 1일부터 건강보험을 적용한다. 대상은 희귀 폐암 신약 '레테브모캡슐', 위암 신약 '빌로이주', 요로상피암 1차 요법인 '파드셉주'+'키트루다주' 병용이다. 요로상피암에서는 개발사가 다른 신약 간 병용요법이 사실상 처음으로 급여를 받는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30일 이 같은 급여 확대 방안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희귀암·소외암 환자가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www.mohw.go.kr

이번에 급여 대상에 오른 약제와 적용 범위는 다음과 같다.

구분

약제명

적용 암종

급여 확대 내용

①

레테브모캡슐

RET 유전자 변이 비소세포폐암·갑상선 수질암

경구형 표적항암제 신규 급여

②

빌로이주

절제 불가 진행성·전이성 위암

신약 신규 급여

③

파드셉주+키트루다주

요로상피암

1차 병용요법 급여 (키트루다주는 2차→1차로 확대)

요로상피암 병용요법 건강보험 급여 관련 진료 장면

레테브모캡슐은 어떤 환자에게 쓰이나?

레테브모캡슐은 RET 유전자 변이로 생긴 비소세포폐암과 갑상선 수질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 유형의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 가운데 1~2%에서만 나타나며, 국내 환자 수는 300명이 채 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

RET(REarranged during Transfection)는 세포가 자라는 과정을 통제하는 유전자다. 이 유전자에 이상이 생기면 세포의 증식과 분화가 비정상적으로 진행되면서 암의 원인이 된다.

세포독성항암제 중심이던 기존 치료와 비교해, 레테브모캡슐은 RET 변이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표적항암제다. 복지부는 이 같은 작용 방식으로 부작용 부담은 줄고 치료 효과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복용 편의성도 달라진다. 주사가 아닌 경구용 캡슐이어서, 투약 때마다 병원을 찾아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던 환자의 불편이 덜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빌로이주 급여로 위암 치료는 어떻게 달라지나?

빌로이주는 수술로 암을 떼어낼 수 없는 진행성·전이성 위암 환자에게 쓰는 신약으로, 10월부터 급여 목록에 오른다. 위암 전체로 보면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절제가 불가능한 단계에서는 치료 성적이 크게 떨어진다.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위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78.6%다. 반면 절제가 어려운 진행성·전이성 단계에서는 5년 상대생존율이 10% 안팎이고, 중앙생존기간도 6~10개월 수준에 머문다.

국가암정보센터 www.cancer.go.kr

5년 상대생존율은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같은 연도·성별·연령대 일반인의 5년 생존율과 견준 비율이다. 일반인과 비교했을 때 암 환자가 5년 동안 살아 있을 확률을 나타낸다.

복지부는 빌로이주가 기존 치료법과 비교해 내성 발생 위험을 41% 낮추고, 전체 생존기간을 약 2배 늘리는 효과를 입증했다고 밝혔다. [⚠️ 팩트체크 필요: 빌로이주(졸베툭시맙) 3상 SPOTLIGHT·GLOW 통합분석에서는 사망 위험 약 23% 감소, 전체생존기간 중앙값 16.4개월 대 13.7개월로 보고됨. '내성 위험 41% 감소·생존기간 2배' 수치의 근거 연구 확인 필요] 급여 적용에 따라 환자의 치료비 부담이 줄고 생존 기간 연장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로상피암 환자는 무엇이 달라지나?

요로상피암 환자는 앞으로 1차 치료 단계에서 키트루다주를 건강보험으로 쓸 수 있고, 신약 파드셉주와 함께 투여하는 병용요법도 급여를 받는다. 지금까지 키트루다주는 1차 치료에 실패한 뒤 2차 치료부터만 급여가 인정됐다. 요로상피암은 병의 진행 속도가 다른 암보다 빨라 조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관건이다.

복지부 설명에 의하면 요로상피암은 전체 암 발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약 2.5%에 불과해 소외 암종으로 분류된다. 파드셉주는 한국아스텔라스제약의 신약이며, 키트루다주는 한국엠에스디의 기존 약제다.

두 약제는 작용 원리가 다르다. 파드셉주는 암세포를 정밀하게 겨냥해 공격하고, 키트루다주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 기능을 끌어올려 암과 싸우도록 돕는다. 복지부는 기전이 서로 다른 두 약을 함께 쓰면 상승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주요 임상에서는 이 병용요법이 전체 생존기간을 기존 치료의 2배 가까이로 늘린 성과가 보고됐다.

제약사가 다른 신약 병용요법 급여, 어떤 의미가 있나?

특허권자가 서로 다른 두 신약의 병용요법이 급여 목록에 오른 것은 이번이 사실상 처음이다. 현행 법령상 보건당국은 제약사마다 따로 약가 협상을 벌여야 하고, 두 회사의 이해관계도 엇갈릴 수 있다. 그럼에도 양측은 '희귀·중증질환자의 치료 사각지대 해소'라는 공동 목표 아래 합의점을 찾았다.

정부는 이번 선례를 발판 삼아, 개발사가 다른 신약을 함께 쓰는 병용요법에도 급여를 넓힐 수 있도록 제도 정비 등 여러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번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통해 고액의 약제비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게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희귀·중증질환치료제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에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포커스 편집부 flowood.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