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역 국립대학병원 연구역량 강화사업 2기를 9개 병원 전체로 확대한다. 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18일 성과확산 포럼을 열고 1기 사업 성과를 공유했다. 1기는 2025년부터 3년간 5개 병원에 약 500억 원을 투입했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원장 고상백)은 18일 「지역의료 연구역량 강화사업(R&D) 성과확산 포럼」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진행되는 1기 사업의 추진 성과와 함께, 2028년 착수를 목표로 검토 중인 2기 사업의 기획 방향이 다뤄졌다.

보건복지부 https://www.mohw.go.kr

지역의료 연구역량 강화사업은 수도권 대형병원에 비해 취약한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연구 기반시설과 전문 연구지원인력을 보강하는 데 초점을 둔 사업이다. 병원과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R&D를 함께 지원해 진료와 연구가 동시에 성장하는 지역 연구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국립대학병원 코어퍼실리티 유전체 분석 연구 장비

1기 사업은 어떤 병원에 얼마를 지원했나?

1기 사업 대상은 9개 지역 국립대학병원 가운데 5곳이다. 강원대학교병원, 경북대학교병원, 전남대학교병원, 제주대학교병원, 충남대학교병원이 선정됐으며 2025년부터 2027년까지 약 500억 원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지원은 단일 항목이 아닌 패키지 방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1기 사업의 지원 구조는 세 갈래로 구성된다.

  • 연구 인프라: 코어퍼실리티(Core Facility) 등 핵심 연구시설 구축

  • R&D: 병원별 특화·중점연구와 지역 공동연구 지원

  • 연구지원체계: 장비전담 전문인력 배치, 리서치클리닉 운영

코어퍼실리티는 개별 연구자가 단독으로 마련하기 어려운 고가 장비와 전문인력을 여러 연구자가 공동으로 쓰도록 만든 연구지원시설이다. 그동안 지역 국립대학병원은 장비와 인력이 부족해 교수·전문의가 연구 아이디어를 갖고도 이를 실제 연구로 끌고 가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연구 현장에서 확인된 성과는?

사업 착수 이후 기간이 길지 않았음에도 임상의사의 연구 진입 문턱이 낮아졌다는 것이 복지부의 설명이다. 유전체 빅데이터 코어퍼실리티에서는 개별 연구자가 수행하기 어려운 RNA-seq, 단일세포 RNA 분석(scRNA-seq), 전장엑솜분석(WES) 등 고난도 분석을 지원했다.

유세포·단백체 분석 인프라도 연구의 성격을 바꿔놓았다. 기존 임상데이터 위주의 후향적 연구에 머물던 방식에서 벗어나, 환자 검체를 활용한 질환기전 규명과 바이오마커 발굴 등 실제 치료로 이어지는 중개연구로 범위가 넓어졌다.

연구 경험이 부족한 임상의사를 대상으로 한 리서치클리닉도 결과를 냈다. 진료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연구 질문으로 다듬고 연구설계와 전향적 코호트 구축까지 지원한 결과, 고위험 산모의 분만 후 회복관리를 주제로 한 국가연구개발과제 신청 사례가 나왔다.

지역 특성을 활용한 연구가 지역사회 문제 해결로 연결된 사례도 있다. 제주대학교병원은 제주 지역의 임상자료와 기후·지역 특성을 결합한 감염병 발생위험 예측모형을 개발하고 이를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제주형 SFTS 조기경보시스템'으로 구현했다. 해당 정보는 제주지방기상청과 제주관광공사 등을 통해 지역사회에 제공되고 있다.

2기 사업은 무엇이 달라지나?

가장 큰 변화는 대상 확대다. 2기에서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병원 등 9개 지역 국립대학병원 전체가 지원 대상에 포함된다.

지원 내용도 조정된다. 병원별 연구역량과 지역 특성을 고려해 공동연구지원시설(코어랩) 구축, 전문 연구지원인력 확충, 임상의 연구지원체계를 묶어 지원하며, 연구활동은 개인연구에서 기관 중점연구, 지역 내 공동연구, 지역 간 협력연구로 단계를 높여간다는 구상이다.

5극3특 국가균형성장 전략과의 연계도 2기의 축이다. 지역별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전략산업과 병원을 연결해, 국립대학병원이 지역 대학·기업·연구기관을 잇는 산·학·연·병 협력의 구심점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기관별 중점 연구분야에 대한 장기 R&D 지원도 기획안에 담겼다.

구분

내용

중점연구 분야

정밀의료, 오가노이드, 노화, 멀티오믹스, AI

선정 기준

병원별 진료·연구 강점, 지역 질환 특성, 임상자원

지원 방식

코어랩 연계, 지역 기업·대학·연구기관 공동 활용

국립대학병원 육성 정책은 어디로 향하나?

이번 사업은 국립대학병원 전반의 기능 재편과 맞물려 있다. 복지부가 6월 15일 발표한 「국립대학병원 종합적 육성방향」과 8월 20일 국립대학병원 소관부처가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이관된 것이 배경이다. 임상 중심이던 지원을 임상·교육·연구·공공정책 전반으로 넓히겠다는 것이 정책 기조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https://www.khidi.or.kr

복지부는 연구 분야에서 수도권과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지역 국립대학병원 특화 R&D와 연구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전체 국립대학병원을 아우르는 통합 임상데이터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지역에서도 우수한 의료인력이 연구하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중요한 투자이다"라며 "1기 사업을 통해 연구장비와 전문인력, R&D를 함께 지원하는 것이 지역 국립대학병원의 연구 진입장벽을 낮추는 데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는 이러한 기반을 9개 전체 지역 국립대학병원으로 확대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지역 국립대학병원이 지역의 바이오·AI 등 5극3특 전략산업과 연계하고 대학·기업·연구기관·병원을 연결하는 연구의 구심점으로 성장하도록 지원하여, 연구역량 강화가 우수인력 확보와 첨단의료 역량 강화, 궁극적으로 지역의료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라고 덧붙였다.

정영훈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획이사는 "1기 사업을 통해 마련된 연구 인프라와 전문인력이 지역 연구생태계의 기반이 되고 있다"라며 "진흥원은 현장 연구자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지역의 특성과 연구현장의 수요를 2기 사업에 충실히 반영하고, 지역의료 연구역량 강화사업이 국가균형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사업을 내실 있게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2기 사업은 2028년 추진을 목표로 기획 단계를 밟고 있다.

메디컬포커스 편집부 flowood.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