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시행 2년째인 실손보험 청구전산화(실손24)의 병·의원 연계율을 연말까지 80~90%로 높이는 방안을 30일 내놨다. 28일 기준 연계율은 47.7%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연계하지 않는 의료기관·EMR업체에 과태료를 부과하는 보험업법 개정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오전 10시 손해보험협회에서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실손전산시스템운영위원회(이하 실손전산운영위)를 열고, 실손24 점검회의를 겸해 진행했다고 밝혔다. 실손전산운영위는 의료계와 보험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법정 회의체로, 보험업법 제102조의7 제4항과 같은 법 시행령 제48조의4에 설치 근거를 두고 있다.
금융위원회 https://www.fsc.go.kr
회의에서는 청구전산화 추진 실적과 의료기관별 연계 현황을 살펴보고, 연계율 제고와 소비자 편의 개선을 위한 과제를 폭넓게 다뤘다. 참석 기관은 아래와 같다.
정부·유관기관: 금융위원회, 보건복지부, 금융감독원, 보험개발원
보험업계: 생명보험·손해보험 업계
의약단체: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약사회
전문가: 이봉주 경희대 교수, 김재영 태평양 변호사, 최영현 마콜컨설팅 선임고문
플랫폼: 네이버파이낸셜(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병원협회와 소비자연맹은 일정 문제로 참석하지 못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비바리퍼블리카는 자사 플랫폼에서 실손보험금 청구 기능을 제공하는 사업자 자격으로 함께했다.
금융위원회는 이에 앞서 28일 김진홍 금융산업국장이 주재한 사전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감독원·보험개발원 등 유관기관과 생명·손해보험협회, 플랫폼 운영사, EMR업체 4곳(GC메디아이, 이지스헬스케어, 비트컴퓨터, 오스템임플란트)이 참여해 연계율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기울인 노력을 점검하고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협의했다. EMR업체는 진료 기록을 전자적으로 관리하는 전자의무기록 프로그램을 개발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회사다.

실손24 연계율, 지금 어느 수준인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9월 28일 현재 실손24와 연계된 요양기관은 전체 10만5643곳 가운데 5만340곳으로, 연계율은 47.7%다. 먼저 시행된 1단계 대상 병원·보건소는 60.0%, 뒤이어 포함된 2단계 대상 의원·약국은 46.7%가 연계를 마쳤다. 연계에 동의했거나 연계 EMR을 쓰는 '연계 예상' 기관까지 더하면 96.1%에 이른다.
구분 | 1단계(병원·보건소) | 2단계(의원·약국) | 합계 |
|---|---|---|---|
전체 요양기관 | 7,810곳 | 97,833곳 | 105,643곳 |
연계 예상 | 4,865곳(62.3%) | 96,685곳(98.8%) | 101,550곳(96.1%) |
연계 완료 | 4,685곳(60.0%) | 45,655곳(46.7%) | 50,340곳(47.7%) |
※ 자료: 금융위원회(2026년 9월 28일 기준). '연계 예상'은 1단계 병원·보건소 중 실손24 참여에 동의한 곳과 2단계 의원·약국 중 실손24 참여 EMR을 쓰는 곳을, '연계 완료'는 연결 작업이 끝나 곧바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기관을 뜻한다.
연계 완료 기관을 종류별로 보면 병원 1107곳, 보건소 3578곳, 의원 2만4995곳, 약국 2만608곳이다. [⚠️ 팩트체크 필요: 원문상 의원·약국 합계(45,603곳)가 표의 2단계 연계 완료(45,655곳)와 52곳 차이 — 금융위 보험과 확인 필요]
청구전산화는 2024년 10월 25일 1단계로 병원급 의료기관·보건소 약 7800곳에서 먼저 시작됐고, 2025년 10월 25일부터 의원과 약국 약 9만8000곳으로 2단계 확대가 이뤄졌다. 실손24 가입자는 약 521만명이며, 서비스 개시 후 이달 28일까지 실손24로 접수된 청구는 461만건 규모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해마다 수천억원 규모의 실손보험금이 청구되지 않은 채 남아 있으며, 청구전산화는 이 돈을 가입자에게 돌려주기 위해 도입됐다.
실손24로는 어떻게 청구하나?
소비자가 실손24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청구를 요청하면 병원이 영수증·세부산정내역서·처방전을 보험사에 전자 방식으로 보내는 구조다. 이용자는 본인 인증을 한 다음 진료 내역과 가입한 보험계약을 고르고, 청구서를 채워 전송을 누르면 된다. 실손보험 계약이 있다면 누구나 실손24 앱·홈페이지나 네이버·토스 같은 플랫폼으로 이용할 수 있다.
실손24 https://www.silson24.or.kr
종전에는 병원 창구에서 영수증과 세부산정내역서 같은 종이 서류를 받아 사진으로 찍어 올리거나 따로 제출해야 했다. 실손24는 서류를 떼고 내는 과정을 생략해 가입자의 청구 부담을 덜어준다.
10월 7일부터 청구 방식은 어떻게 바뀌나?
10월 7일부터는 네이버 지도·네이버 페이·토스 앱 안에서 실손보험금 청구를 끝까지 마칠 수 있다. 지금까지는 플랫폼으로 들어가도 결국 실손24 사이트로 넘어가 청구해야 했다. 마이데이터 활용에 동의했다면 보험사와 계좌번호, 진료일, 다녀온 병원·약국 정보를 일일이 입력할 필요도 없어진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개편으로 소비자가 청구전산화를 쓰는 과정이 한층 편리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네이버 지도에서 실손24 참여 병원을 알아보기도 쉬워진다. 지금도 지도에서 실손24를 검색하면 연계 병원이 나타나지만, 앞으로는 청구 가능 여부를 한눈에 확인하도록 표시 방식이 달라진다.
참여병원 배너: 병원 상세화면에 실손24 참여병원임을 알리는 별도 배너 표시
바로가기 링크: 지도에서 곧장 보험금 청구 화면으로 이어지는 링크 추가
실손24 필터: 네이버 포털·네이버 지도의 병원 검색에 기존 진료과목·진료시간 필터와 함께 실손24 항목을 신설해 간편 청구 가능 병원만 골라보기 지원
연계 안 한 병원엔 어떤 조치가 나오나?
금융위원회는 연계율을 연말까지 80~90%로 끌어올리기 위해 미연계 의료기관에 직접 연락하거나 찾아가 참여를 설득하고, 연계 기관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계획이다. 자발적 협조만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되면 EMR업체와 의료기관의 연계 의무를 분명히 하고, 이유 없이 연계를 미루는 경우 과태료를 매길 수 있도록 보험업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권대영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실손보험이 약 4000만명이 가입한 '제2의 건강보험'이라며, 청구전산화 시스템은 국민의 보험금 청구 편의를 크게 끌어올리는 사실상 공공 인프라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여러 진료를 받은 뒤 간편하게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가입자 대다수가 혜택을 누리는 공공 서비스라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제도 시행 2년이 지났지만 의료기관 연계율이 47% 수준에 머물러 국민이 효용을 체감하기에는 아직 모자라다고 진단했다. 연계율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주된 원인으로 의료기관의 무관심을 꼽으며, 의료계가 관심을 갖고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의료기관·EMR업체가 자율적으로 협조하는 것만으로 연계율을 끌어올리기 어렵다고 보이면 미연계 업체에 과태료를 물릴 수 있게 법 개정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권 부위원장은 국민이 어느 지역 병·의원을 이용하든 불편 없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서비스를 아직 낯설어하는 국민을 위한 대국민 홍보 캠페인을 펼치고, 참여 병원을 쉽게 확인하도록 플랫폼 연계를 통해 청구 절차와 안내를 손보겠다고 했다. 의약단체의 동참을 독려하는 공문 발송 등에서 보건복지부와 협력을 이어가겠다는 뜻도 전했다.
앞으로 추진 일정은?
금융위원회가 제시한 향후 과제는 현장 설득, 제도 정비, 대국민 홍보의 세 갈래다. 정부는 청구전산화 진행 상황을 꾸준히 점검하며 연말 목표 달성에 주력한다.
절차 간소화: EMR업체와 협의를 이어가 의료기관의 연계 절차를 최대한 단순화
현장 방문: 미연계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가 참여 요청
인센티브: 실손24 앱에 참여병원을 소개하는 기능 추가
복지부 협업: 연계의 걸림돌로 꼽히는 인증서 발급 절차 간소화 협의, 지역 공공병원과 아직 참여하지 않은 의료기관에 참여가 법적 의무라는 점을 공문으로 알리고 동참 요청
대국민 홍보: 10월 중 보건복지부와 함께 TV·라디오, 온라인 채널, 병원에 설치된 키오스크로 집중 홍보, 11월부터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영상 공모전 개최
금융위원회는 실손24를 이용하면 의료서비스를 받는 국민의 편의가 직접 높아진다는 점을 적극 알릴 예정이다. 아울러 이용 과정에서 국민이 겪는 불편을 계속 살펴 필요한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포커스 편집부 flowood.k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