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수가제도만이 해답인가?
메디컬포커스, 유성철 기자
우리나라의 전체인구 중 약 5,000만명 (전국민의 96.3%)는 건강보험에 가입되어 있고, 저소득층인 3.7%는 의료급여로 보장하고 있다. '13년말기 기준으로 53조 4,000억원이 급여 비용으로 지급되었고, 의료급여로는 5조 3,000억원이 지급됐다.
위에서 언급한 정보를 다르게 말하면, 96.3%의 가입자에게 지급된 비용이 53조 4,000억원이고, 3.7%의 가입자에게 지급된 비용이 5조 3,000억원이라는 이야기다.
다시 말하면, 지급된 급여 비용의 약 11%를 가입자의 3.7%에게 지급된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에서는 어디에서 어떻게해야 무분별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출을 막을 수 있을지 모르는 것일까?
우리나라의 지불보상방식은 현재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DRG, 7개 질병군), 일당정액제 등이 함께 활용되고 있다. '77년부터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도입 이후 현재까지 근간을 이루고 있는 행위별수가제의 문제점인 비용통제의 어려움과 과다진료로 인한 과잉청구 등을 지적하며, 포괄수가제의 적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시범사업과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미 의료계에서는 포괄수가제를 도입시, 의료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지만, 심평원에서 올해 포괄수가제 아카데미 교재에서 발표한 본사업에 대한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09년도 기준으로 의료의 질적 차이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어느덧 2015년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 '09년도 연구결과를 신뢰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이와 함께, 미국과 유럽의 많은 선진국에서는 포괄수가제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으며, 이를 성공모델로 삼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맹점은 있다.
미국에서는 미국예일대학에서 경영관리기법을 의료관리에 도입하기 위해 개발되었으며 '79년 제도의 정비를 완료했다. 무조건적인 선진국의 제도가 옳다고 여기는 얄팍한 생각은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미국에서는 포괄수가제를 적용해온지 약 35년이 흘렀고, 우리나라는 약 37년간 행위별수가제를 적용해오면서, 이에 맞춰서 이를 심사하는 인력과 시스템이 구축되어 왔다.
비용통제가 용이한 포괄수가제의 단점으로 간주되어지는 의료의 질적 저하를 평가하기 위한 충분한 인력이 준비되어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 전국의 수많은 의사들이 행하는 의료서비스의 절적 평가를 의사가 아닌 다른 사람이 할 수 있을까? 의사가 해야한다면, 고급인력으로 평가받는 의사들을 정부가 충분히 고용할 비용적 여유가 있을까?
이와 관련되어, 포괄수가제의 국외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에서 이에 따른 질 저하 및 과소제공에 대한 근거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같이 명시되어 있는 내용으로는 1990년도 미국 RAND연구소에서 “다만, 강력한 질 관리가 전제되어야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지금도 개원가에서는 저수가로 인해 병원 운영이 어렵다고 이야기하는 상황속에서 비용통제를 통해 건보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단편적인 생각보다는 포괄수가제의 확대도입시 의료의 질적 평가를 담당 및 운영하는데 지출되는 비용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저수가의 어려운 의료계 현실속에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스스로의 의료기술을 발전시켜나가면서, 우리나라는 대외적으로 의료선진국으로 평가받으며, 대한민국의 의료기술과 시스템을 수입하고 싶어하는 외국들도 늘어가고 있다.
행위별수가제도의 장점은 보지 않고, 단점만 바라보고 선진국의 의료비 지불제도의 장점만 생각하며 쫓아가기보다는 진정으로 현 제도의 문제점이 무엇이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