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를 굽는 병원 ?
선양신경외과의원, 최율 원장
우리 병원은 개원한지 올해 7년째가 되어간다. 처음 시작할 당시 우리 병원도 기존 병원들과 같이 알코올 냄새와 잔잔한 클래식 음악만이 들리는 조금은 지루한(?)한 병원이었다.
그러던중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이 공간에서 나는 조금 더 행복을 느끼며 일하고 싶어졌다. 그래서 나는 사용하지 않고 있던 상담실을 미니카페로 만들어 보았다.
직접 최소한의 비용으로 공간을 꾸며보고 그 다음으로 커피머신과 오븐, 쇼케이스를 차례로 구입하게 되었다.
어느 순간 병원이 은은한 커피향과 갓 구운 쿠키냄새를 풍기며 환자를 맞이하는 병원이 되었고 나는 이전보다 더 환자들을 즐겁게 따뜻하게 대하는 여유가 생겼다.
그건 아마도 내가 오래전부터 생각해왔던 병원 모습에 가까워 지고 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리고 우리 부부가 함께 좋아하는 일을 같이 할수 있다는 점에서도 좋은 일이다.
군의관을 마치고 시간적 여유 생긴 나는 아내와 바리스타 교육을 받으면서 커피를 알게 되었고 틈틈히 커피기행도 다니며 공부를 해 왔다.
또한 아내는 취미생활로 거의 매일 자기가 만든 쿠키와 케이크를 지인들에게 선물했다. 그러다 어느날 전기세 폭탄을 맞고 병원에서 쿠키를 만들기 시작했다.
병원에 출근하면 제일 먼저 하는일은 커피 머신과 쇼케이스를 켜고 커피 원두를 볶는일(로스팅)이다. 로스팅 냄새(나에게는 향긋한 커피볶는 냄새…어떤 환자분들에게는 무슨 타는 냄새개 난다며 가끔 걱정을 하기도하는 냄새)와 함께 크레마가 잘 만들어진 에스프레소 한잔을 마시며 진료를 시작한다. 그리고 와이프는 쿠키를 굽기 시작한다.
그런데 카페를 운영하면서 좋만 일만 있었던 건 아니다. 때로는 쿠키 굽는 냄새가 싫다는 분도 계셨고 겨울에는 창문을 많이 열지 못하기 때문에 환기문제와 하수구 막힘 문제 등 여러가지 일도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골고객도 늘어서 쿠키를 사먹기 위해 물리치료를 받으시는 분도 계신다.
그리고 기다리는 동안도 지루하지 않고 커피 한잔과 쿠키를 드시면서 마음의 여유를 가지신다는 분도 많아졌다.
우리는 하고싶은 여러 가지 일들을 항상 먼 훗날 나중에 해보아야지 라는 생각으로 미루면서 살아간다. 미래에 언젠가 해보아야지 하는 생각보다는,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일과 어떻게 하면 시너지를 내면서 같이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해보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나는 그래서 나중에 은퇴하면 해보고 싶었던 카페를 지금 작게나마 같이 하고 있고, 글에 대한 공포감을 같고 있는 내가 이제는 기자로서 글을 쓰기 시작하려고 한다. 더 나은 오늘을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