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는 ‘양날의 칼’
메디컬포커스, 유성철 기자
보건복지부는 지난 26일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수가를 밝히면서 본격적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할 개원의들을 모집하고 있다.
정부에서 밝히는 원격의료의 도입 취지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과 장애인, 벽·오지 등에 거주하여 병·의원에 접근이 어려운 의료서비스 소외계층들을 위해 도입한다고 한다.
원격의료의 도입 취지 자체는 나쁘지 않다.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면서 노인 계층의 인구수가 늘어감에 따라, 원격의료 관련 의료서비스의 제공 필요성은 더욱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원격의료 시범사업이 가속화 되어감에 따라, 의료계의 우려와 반발도 심해지고 있다.
복지부에서 지난 26일 발표한 원격의료 시범사업에 대한 계획을 살펴보면,‘최초 대면 진료를 통해 환자상태를 평가하고 이에 따라 관리계획을 수립, 환자에게 장비사용·자가 측정법 등 교육’ 이라는 대목이 눈에 띈다.
이 항목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환자의 진료뿐 아니라 환자에게 장비사용에서 자가측정법 등의 교육을 책임져야 하는 것인가?
IT 사용법에 취약한 노인 계층을 주 대상으로 진행되는데, 동네의원에서 환자에게 교육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새로운 부담을 지어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원격의료 도입시 겉으로 보이는 취지와 다르게 그 내면을 살펴보면 ‘IT계열의 대기업과 대형병원들의 배만 불리게 될 것’ 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미 원격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이를 활용하고 있는 대형병원과는 달리 동네의원은 원격의료를 도입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가 않다. 결국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원격의료가 활성화 될 것이고 지금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동네의원들의 운영은 더욱 어려워 질 것이다.
의료서비스 소외계층을 위한 원격의료 도입으로 인해 가까운 동네의원들이 하나, 둘씩 문을 닫게 된다면, 환자들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은 가속화 될 것이고, 환자들의 병·의원 접근성을 높이고 하는 본래의 취지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지난 27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현재 복지부의 원격의료 정책과 시범사업이 다른 선진국의 원격의료와 차이점을 지적하며, 정부가 원격의료의 투자 대비 효과를 너무나 일방적으로 과장되게 강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은 국가 주도의 일방적인 사업이 아니라 의료계에서 스스로 투자대비 효과를 엄격하게 판단해 자율적으로 시행하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 "지속적인 언론플레이로 사실을 호도할 것이 아니라 원격의료 정책의 근본적인 변화 및 반성이 필요하다"며 "복지부는 그 동안의 잘못된 원격의료 정책을 전면 수정하고 포기하라" 고 촉구했다.
지금까지 정부는 원격의료 시범사업 도입에 대해 국민의 복지를 향상시킨다는 이유로 개원가 및 의료계에서의 반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원격의료에 반대하고 있는 개원가를 비롯한 의료계 역시 대한민국의 국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