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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원래 한 몸이었는데...

유성철 의학전문기자 | 칼럼·인터뷰 |
옳산부인과의원, 김기돈 원장 원래 한 몸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몸에 생채기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생채기는 금방 회복될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몸의 작은 생채기는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그때까지도 우리는 몰랐습니다. 세상이 너무도 빠르게 변해간다는 사실을... 인간은 욕의 동물이라는 것을... 관료는 권력을 탐하고 있다는 것을... 내 주머니의 십원이 남들의 고통보다 귀중히 여기는 세상이란 것을... 생채기가 난 몸에 아무도 치료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우리의 ‘몸뚱아리’는 세 개로 나뉘어졌습니다. 하나는 몸집을 키우고 최상위 포식자로 거듭 나려 했습니다. 준비 안 된 상태로 몸집을 키우다보니 심장이 덩치를 감당키 어렵습니다. 마치 덤프트럭의 덩치에 소형차 엔진을 달아 놓은 듯 했습니다. 그러하니 곳곳에서 전복사고가 일어납니다. 다행이 가까스로 생명을 건진 공룡은 다시 몸집을 키웁니다. 몸집을 키울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딱 하나입니다. 대량 생산이 안 되면 생존할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의료소비자들도 기꺼이 컨테이너 벨트에 올라타길 원합니다. OEM 대량생산 가짜 브랜드 명품백이 진짜 명품으로 알고 왠지 그래야 있어 보이고 행복해 보일거란 착각의 시대도 한 몫 했습니다. 그래도 성공 하신 분들은 참 다행입니다. 우리는 동료이니까요. 또 다른 한 덩어리는 덩치보다는 부가가치에 주목했습니다. 최소의 노력으로 최대의 효과를 바랬습니다. 소비자에게 내 상품의 가치를 전달해야만 했고 나를 알려야만 했습니다. 주변 마케팅업체만 참새 때처럼 모여듭니다. 그래서 익숙하지 않은 고부가가치의 것들을 건드리기 시작 했습니다. 배우려고 많은 노력도 했습니다. 이미 시장에서 상위 포식자들이 점거하고 있습니다. 사자 주위를 어슬렁거리는 ‘세렝게티’의 고독한 하이에나 같습니다. 우리 것이 아니니 잘하면 기본, 문제 생기면 독박입니다. 브랜드 카리스마는 너무도 먼 길입니다. 그래도 성공 하신 분들은 참 다행입니다. 우리는 동료이니까요. 마지막으로 남겨진 자들이 있습니다. 뼈와 피부가 없어진 채 박제된 물 덩어리 같은 어~~~ 하다가 때를 놓치 자들입니다. 어쩔 수 없이 수동의 시간을 보내는 남겨진 자들. 저는 그들에게 주목했습니다. 그들이 바로 나고 내가 바로 그들이었으니까요. 이 빠르고 험한 세상, 우리들의 밥은 어디에 있을까요? 저 아름드리나무처럼 땅과 빛과 물만 있으면 밥을 스스로 만들어 내는 엽록소처럼 우리에게도 엽록소와 같은 것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인간의 밥은 관계 속에서 굴러다니고 관계 속에서 발생됩니다. 그래서 인간의 밥벌이는 치열한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변신을 하고 도전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그다지 시원하지 않습니다. 직원들의 월급날이 가까워오면 갑갑하고, 당최 빚은 줄어들 기미가 안보이고, 빚의 압박은 더 심해지고, 미래의 불안감과 과거의 잘못된 선택으로 현재의 집중력은 점점 떨어지고 무엇보다도 마음이 불편해 졌습니다. 인간의 유구한 역사에는 늘 함께 해온 killer application 이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의 불이나 신농의 농사 ,복희의 문자, 세종의 한글, 구리나 철의 발견 그리고 강력한 무기의 개발, 구텐베르크의 활자 등이 인간의 삶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킨 killer application 입니다. 그런데 우리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과연 이런 죽이는(?) 도구, 끝내주는 도구가 있을까요? 우리는 그것에 주목 했습니다. 그리고 발견 했습니다. 그것은 우리에게 늘 함께 있었고 앞으로도 함께 있는 그 무엇이었습니다. 바로 보험청구입니다. 보험청구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더러는 짜증도 나고 더러는 분노도 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전문의인 우리가 우리의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의 치료를 위해 어떤 처방이나 행위 검사 등을 하면 어떤 기준인지도 모른 채 삭감을 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적 자존심에 상처가 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심평원에 전화해 보신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항의해보신 적도 있으실 것입니다. 그러면 거의 비슷한 답변이 돌아옵니다. 심사기준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심사기준에 대해 행위정의에 대해 무지 했습니다. 그리고 삭감을 몇 번 당하면 그런가 보다 하고 그 항목을 청구 항목에서 제외시켜 왔습니다. 하지만 삭감을 할 때 삭감을 하는 그들의 심사기준이 있습니다.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와 우리의 언어는 매우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하고 알아야 합니다. 모르면 계속 모른 채 삭감을 당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첫 번째 가치가 바로 이것입니다. 보험청구에 대해 심도 있는 분석과 연구, 새로운 아이템의 개발과 여러 산부인과 선생님들과의 공유가 나의 첫 번째 추구하는 가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