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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폐업, 스스로 신뢰 깨는 일?

유성철 의학전문기자 | 칼럼·인터뷰 |
고시환 클리닉, 고시환 원장 10월 중순 MBC가 보도한 “1년간 동네의원의 3000곳이 문을 닫았고, 중소병원 120곳이 폐업을 했다”는 기사의 댓글을 보면, 의료현실에 대한 걱정의 글들보다는 문을 닫아도 의사들은 얼마든 다시 취업하고 고액의 급여로 안정적 생활을 하지 않느냐는 부정적 내용들이 훨씬 많다. 비단 이러한 댓글들만이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비합리적 의료현실에 대해 논한다 해도 이에 긍정적 호응의 글은 사실 보기 쉽지가 않다. 2014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의사로서의 위치는 어떠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하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힘들어하는 현실 속에서 의사니까 달라야 하고, 식당이나 많은 사업체들이 망해가는 속에서 병의원의 폐업이 더 큰 문제라는 말은 아마도 정서적으로 크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로스쿨이 도입되고, 변호사수가 늘고 하면서 과거와 달리 변호사가 된다해도 일자리 구하기 어렵고, 급여수준이 어떠하다는 말에 비법률인으로 별 감흥이 없듯, 아마도 일부에선 오히려 이러한 기사를 즐기는 부류도 있지 않을까 싶다. 환자와 떨어져서 그 존재감을 잃게 되는 의료! 당장 내 건강과 가족의 질병에 두 손 모아 도움을 청하며 접하게 되는 환자와 의사와의 관계가 왜 이러한 모습인지 안타깝지만, 의료인으로서 그 간의 모습에 반성도 보여야 하지 않을까? 단지 경제적 힘들다고 저수가를 논하고, 병의원의 폐업에 대한 것을 크게 부각시키기보다 의사의 가장 큰 아군인 환자와 국민들에게, 병의원의 폐업이 가지는 의미가 단지 몇 명의 의사들이 힘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의료체계의 흔들림이나 그 어려움이 국민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걱정의 정서를 만들 방법은 없을까? 언론은 의료수가를 떠들면서 병의원의 경영란에 폐업을 말하고, 쌍벌제를 논하면서 의사의 도덕성을 비판한다. 방송의 채널이 많아지면서 많은 프로에서 건강을 다룬다. 그 내용 중에는 의사들이 나와 전문분야를 쉽게 풀어주고, 양질의 정보를 주기도 하지만 또 다른 프로에서는 의사들이 예능인화 돼 과거의 위엄과는 거리가 먼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물론, 의사가 위엄을 가져야하는 대상은 아니지만, 적어도 신뢰를 잃지 않는 모습의 위엄은 담아야할 직종의 하나가 아닐까? 일반인들에 섞여서 의료 전문지식을 같은 의자의 높이로 토론한다는 건 좀 아니지 않을까? 한의학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서로 상충됨이 많은 논쟁을 같은 테이블에서 서로 하고, 그 판단은 연예인 패널들이 장난스럽게 논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어떤 프로그램에선 전혀 의료와 무관한 누군가가 나와 이건 여기에 좋고, 저건 저기에 좋고를 말한다. 병의원의 자리매김을 위해서는 먼저 의료인의 자리매김, 특정 분야로 신뢰가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한 게 아닐까 싶다. 의료인과 비의료인, 의료적 정보와 민간의 이야기, 질병과 증상, 해당 증상의 의미나 치료과정의 변화와 결과에 대한 혼동과 오해를 만들 정보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넘쳐흐른다. 환자들은 진료실에 들어와 건강과 병을 논하기도 하지만, 먼저 자가진단 후 처방을 희망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방송에서 누가 이런 저런 얘기를 했는데 방송이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바로 앞에 대면한 의사가 진료 후 전해주는 본인에 대한 건강정보를 받아들이기 거부하기도 한다. 환자와 의사의 관계, 환자가 편하고 쉽게 오늘 이 시간에도 문을 열고 들어갈 수 있는 그런 동의원의 어려움을 대한민국의 의료의 문제보다, 국민 건강이 흔들린다는 측면에서 우려할 수 있는 보도와 정서를 만들어야 할텐데… 환자와 의사는 서로 질시하는 대상이 아닌 의지의 관계임을 의사로서도 인식하고, 환자들도 그런 대상으로 우리를 볼 수 있게 되려면 어찌해야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