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 해이(Moral Hazard)?
흔히 ‘도덕적 해이’란? 감추어진 행동이 문제가 되는 상황에서 정보를 가진 측이 정보를 가지지 못한 측의 이익에 반하는 행동을 취하는 경향으로, 엄밀히 말해 시장 또는 기업, 공공기관 등 조직에서 계약의 한쪽 당사자가 정보나 자기만 가진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시켜 이득을 취하는 걸 뜻한다.
우리 사회에서는 수많은 모럴 해저드를 볼 수 있다.
먼저 노동시장에서는 공동생산체제 속에서 여러 명의 노동자가 공동으로 노력을 투입하여 전체의 성과가 나는 경우, 개별적인 노동자의 노력 정도는 관찰하기 어렵다. 이와 같은 점을 이용하여 다른 이들이 노력하는 동안 적당히 일하고 최종생산물의 분배에만 참여하는 무임승차 동기가 존재한다. 이 밖에도 자동차보험의 보상조건과 사고로 인한 입원비 지불이 지나치게 후하다면 보험가입자는 일부러 사고를 유발시킬 동기를 갖게 된다.
그렇다면 의료계에 존재하는 모럴 해저드는 어떨까?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요양기관과 그 서비스를 받는 환자의 양쪽에서 서로 다른 2가지 형태로 존재한다.
먼저 요양기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럴 해저드는 다음과 같다. 운영되는 건강보험제도에 따라서 달라지는데, 행위별 수가제도에서는 환자에게 많은 진료를 제공할수록 요양기관에서는 수입이 늘어나므로 불필요한 과잉진료 및 과잉검사 등을 유발시키는 동기가 존재한다.
한편, 포괄수가제도(질환별)에서는 수입을 올리기 위해서 비용을 최소화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서비스 제공을 최소화 시키는 등 의료서비스 자체의 질적 수준 저하가 일어날 수 있으며, 실제의 진료했던 질환이 아닌 다른 유사한 질환으로 청구하여 부당한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모럴 해저드는 현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이라는 기관에서 심사와 평가를 통해서 철저하게 요양기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환자의 측면에서는 특히, 기초생활수급자중 1종 의료급여 수급자 및 2종 의료급여 수급자들에게서 나타난다. 일반적인 본인부담금보다 훨씬 관대한 상황에서 불필요한 요양기관 방문 및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예를 들어 날씨가 무덥고, 허리가 조금 불편하여 잠시 농사일을 쉴 때, 요양기관을 방문하여 물리치료를 받으며 시간을 보내거나 일반적인 약국에서의 본인부담금은 500원으로 많은 일반의약품을 집에 쌓아두고 지내는 경우도 존재한다. 문제는 대한민국은 요양기관에서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집중하고, 의료서비스를 제공 받는 환자의 입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에 대한 노력은 미미한 상태이다.
향후, 대한민국은 이미 2000년에 고령화사회로 진입하였고, 2017년에는 고령사회,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한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추세에 따라 노동인구는 점차 감소하게 되고 이들이 부양해야할 노인 인구수는 점차 늘어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단지 요양기관만의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으로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게 될 건강보험의 급여를 충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그때 가서 아랫돌 빼서 윗돌을 괴는 임시방편으로 환자에게 의료서비스의 제한을 둔다면, 엄청난 부정적인 시선과 소리를 듣게 될 것은 명약관화한 상황이다.
하지만,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것은 국민으로 정부에서는 국민의 복지를 축소시키는 일은 쉽지가 않을 듯 보인다. 그렇다고 하여 무계획적인 복지향상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지금부터라도 다양한 시각에서 살기 좋은 나라,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을 서서히 해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