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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의료, 의사들이 이끌어야 한다

유성철 의학전문기자 | 칼럼·인터뷰 |
전주 에덴산부인과, 김재연 원장 보건 의료정책에 있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점이 저수가의 보험 수가인데 이에 대한 개선은 하지 않고 외면한채 파생된 상품이 무리한 의료 영리화 시행이다. 한국의 의료보험 체계는 의료계가 만족하지 못하는 수가 수준 때문에 비급여가 팽창해 보장성이 강화 되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민 의료비가 급증하고 있고, 아울러 직역 간의 갈등으로 인해 국민을 위한 합리적인 정책 도입이 어렵다는 것도 문제이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가 낮다 보니 병원들이 소위 '돈 되는' 비급여(비보험) 진료를 통해 손실을 메우거나 짧은 시간 많은 환자를 보는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또한 의료계의 인재들 또한 낮은 수가를 피해 특정 전문과로 편중되는 문제가 발생해 왔다. 더군다나 비급여 진료가 늘면서 국민의료비 부담만 증가하는 등 국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수가 현실화는 의료계의 숙원이지만 수가 현실화 필요성 그 해법은 의료의 질 보장과 장기적 차원의 보험재정을 고려할 때, 사회적 합의 안에서 올릴 것은 올려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진료 수가만으로도 병원 운영이 가능하도록 기형적으로 책정된 의료수가를 현실화해야 한다. 의료계는 그동안의 저수가정책으로 살기 위한 몸부림에 골육지책으로 써 온 방식들 조차 정부 보장성 강화라는 미명하에 그것마저 포기해야만 되도록 강요당하고 있지만, 모순되게도 2014년까지 건강보험 누적흑자는 약 12조원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건강보험 수지는 적자와 흑자를 반복하다 2011년도 6008억 원의 흑자를 기록한 뒤 2013년도 당기 수지(추정치) 3조 4460억 원을 흑자로 기록하는 등 3년 연속으로 당기 수지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난 것조차 의료계에 줄 것이 아니라 그동안 보장이 안 된 비급여 항목의 급여화로 사용하려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선택 진료제 축소에 따른 보상 기전이다. 정부는 선택 진료비를 축소하는 대신에 고도 중증환자 위주의 보상책을 마련했다. 한국의료의 다른 한 분야로 공공 의료의 몰락은 향후 의료의 공공성이 가장 요구되는 분야의 위기가 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보게 될 것이다. 우리나라 의료 체계에서 전염성 질환에 대한 대비는 고스란히 공공 의료기관에 전가되고 있는데 상업화와 영리화로 치닫고 있는 한국의 의료체계에서 공공 의료기관에 대한 예산과 인력 지원은 갈수록 빈약해지고 있으며 그 와중에 공공병원들은 민간병원과 수익성 경쟁을 강요받으며 적자를 이유로 폐쇄되기까지 한다는 사실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당들로는 국민들에게 한국의료의 미래에 대하여 아무런 희망과 행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새누리당은 점점 보수·우경화되어 기득권 보호대변자로 되어가고 있고, 새정치민주연합 (이하 새정련)은 새누리당과 별 차이가 없이 허황된 무상의료를 주장하는 일부 집단의 도구화 된 지 오래이다. 또한 언론은 스스로 권력이 되어 정치권 권력과 빅 5병원의 감시자 역할을 포기한 지 오래이고, 시민 사회와 지식인 집단은 영리병원 원격의료 등 정부정책에 패배의식과 무기력증에 빠져 있고, 노동자·민중 운동은 가혹한 탄압 앞에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생산적인 미래 한국 의료의 방향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의 의료현실은 밝지 않다. 이는 의학과 의료시장은 갈수록 성장하는 데 의료를 바라보는 정체성에 대한 시각이 의사와 국민들 그리고 정부의 시각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불일치는 서로 협력해서 성장하기 보다는 갈등과 불신을 키울 것이다. 의료는 공공재와 시장재의 성격을 같이 가지고 있다. 그래서 국가마다 의료를 어느 성격을 더 많이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의료시스템이 달라진다. 사회주의나 일부 민주주의 국가들은 의료를 공공재의 성격으로 규정하고 국가에서 모든 것을 공급하고 통제하고 있지만 미국 같은 나라는 시장재의 성격을 강화하고 공공재는 일부 국가에서 부담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한국처럼 겉보기에는 시장재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철저히 공공재인 제도를 운영하는 국가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의료와 관련된 세 영역, 즉, 의사, 국민들, 그리고 정부가 바라보는 의료의 관점을 한번 살펴보자. 1) 국민들의 시각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들은 의료를 주로 공공재로 보고 약간의 시장재 성격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즉, 의료는 시장재이기 전에 공공재라는 생각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TV에 나왔던 허준의 이미지가 의사의 대표적인 이미지로 각인하고 있다. 병원이 손해를 보더라도 돈보다는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고, 의사가 힘들고 지쳐도 자신의 건강보다는 다른 사람의 건강을 생각하는 의사가 진정한 의사라고 한다. 또한, 경제논리에 충실한 의사, 비즈니스를 잘하는 의사, 손해를 안 보려고 하는 의사는 올바른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모습의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많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의사들이 올바른 주장을 하더라도 이것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며, 별로 호응을 하지 않고 의사들의 주장은 다 돈과 자신들의 권리 때문이라고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로 의사들의 올바른 주장에 대해서도 의사들이 이익집단이므로 이익을 추구한다고 평가 절하한다. 2) 정부의 시각 정부는 공공재로 보다가도 필요에 따라서는 시장재로 보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시각을 잘 알기에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기 위해서 의료를 공공재로 여기고 정책을 추진한다. 하지만 세금, 소비 등의 관점에서는 의료를 시장재로 여기고 병원에서 많은 세금을 추징하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전체의료기관 중에서 94%가 민간병원이고 공공병원은 6%에 불과하고 건강보험의 보장율은 60% 초반 수준이다. 즉, 의료를 공공재로 보는데 정작 의료를 수행하는 기관들이 정부가 아니라 자신들이 스스로 투자한 민간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노무현 정부 때에는 OECD의 공공의료 평균에 맞추기 위해서 각 지역의 국립대병원에 평균 1,000억 원을 공공성 확보라는 명목으로 주었다. 국립대병원은 이 돈을 바탕으로 ‘노인 병원’, ‘암센터’, ‘응급의료센터’, ‘호흡기센터’, ‘심혈관센터’, ‘관절염센터’, ‘소아병원’, ‘재활병원’ 등을 지었다. 하지만 늘어난 인력, 신축건물과 센터의 유지를 위해 각 국립대병원은 비급여와 정부의 돈으로 새로 구입한 전문 장비와 시설을 바탕으로 환자들의 평균 의료비를 올렸으며, 주변의 중소병원으로부터 환자들이 이동함으로써 중소병원의 경영악화 및 양극화를 초래했다. 그리고 공공사업에 충실해야할 국립병원들은 공공의료비의 지출은 별로 없었다. 2010년 전국 국립대병원의 공공의료지출은 3년간 고작 173억 원에 불과했고 실례로 부산대병원은 2010년까지 3년간 472억 원의 특진비 수익을 올렸지만, 공공의료에 쓴 돈은 3년간 1억8000만원에 불과했다. 그래서 정부는 각 국립대병원에 공공보건의료 기관을 설치하고 공공성 강화를 외쳤지만 현재까지 결과를 보면 국립병원들을 통한 의료의 공공성은 멀어 보인다. 각 국립병원에서 시행하는 공공보건의료 세미나에 가면 공공의료를 담당하는 분들은 모두 “정부에서 재정지원을 하면 공공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 고 말한다. 정부는 이렇게 의료를 공공재로 보는 것 같지만 시장재로 보는 시각도 있다. 현재의 박 근혜 정부는 원격진료와 의료법인의 자법인 허용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는 필요하면 의료를 공공재 혹은 시장재로 적절하게 여론과 분위기에 편승하면서 왔다 갔다 한다.. 그래서 의사들은 정부의 정책에 기본적으로 신뢰를 잘 하지 않는다. 3) 의료계의 시각 의료를 시행하는 대다수의 의사들은 의료를 공공재이기 전에 시장재로 보면서 공공성의 강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의과대학부터 수련의 시절까지 정부가 의사들의 육성을 위해서 준 혜택이 없는데 전문의가 된 이후에 의료가 공공재로 묶이는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의료에서 공공의 역할을 감당하려면 먼저 치열한 의료시장에서 살아남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빚에 대한 부담, 높아진 개업비용, 건물 임대료, 갈수록 느는 직원들의 임금 및 퇴직금, 빠르게 변화하는 의료기술의 변화, 투명해진 병원회계, 매년 증가하는 개원하는 병원의 수, 높아진 병원끼리의 경쟁 등을 이겨내면서 하루하루 살고 있다. 그런데도 마음으로는 의사 본연의 양심에 맞춰서 나름대로 공공재의 역할을 하려고 노력하고 싶어한다. 또 나름대로 조국과 국민들을 위해서 봉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러한 의사들의 노력과 수고를 그리고 그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게다가 정부는 갈수록 건강보험수가를 올리지 않으면서도 각 병원들의 비급여 수입을 원천 차단하고, 의료계에 차라리 다른 영리사업(화장품, 건강식품, 의료기기, 호텔 등)을 하라고 한다. 그래서 어떤 의사들은 “이럴 바에는 차라리 국가에서 모든 의사들을 공무원으로 고용하면 좋겠다” 고 말한다. 그렇다면 한국의 의료를 모범적으로 발전시킬 방법은 없을까? 이런 현실을 제대로 풀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부가 아닌 바로 의료를 수행하는 주체인 의사들 자신이다. 그래서 공공재와 시장재로서의 의료를 잘 알고 수행하는 의사들을 양성하는 것은 조국 대한민국의 발전과 의료에 관련된 불필요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하여 반드시 필요하다. 그럼 의사를 양성하는 곳은 어디일까요? 의사를 양성하는 곳은 누구나 다 알듯이 전국의 41개 의과대학이다. 각 의과대학에서 좋은 인재들을 양성하면 문제가 풀릴 수 있다. 하지만 한국의 의학교육은 주로 의학지식과 술기에 관한 것만 집중되어서 의사들을 양산하고 있다. 생각이 없고 철학이 없는 의사들만 양산해서는 미래가 없다. 이것은 아주 먼 훗날의 대안이 될 뿐이지만, 이러한 모든 시각에 대한 통찰력을 가지고 국민과 정부를 설득하고 풀어나가는 리더들을 의과대학에서 양성해야 한다. 2012년 11만 명을 넘은 의사들 이들이야말로 의료를 수행하는 주체인 의사들 스스로가 한국 의료의 현실에서 무엇이 이토록 절규하게 만드는 가를 먼저 깨달아야 한다. 그들 자신은 조직화 되지도 의식화 되지도 전문적인 의료 통계조차 무관심하지만, 이들이 한국의료 현실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조직화 될 때만이 한국의료의 희망이 현실화 될 것이다. 한국의료의 문제점과 그 해법을 의사 자신들의 문제로 인식하며 해결하려고 할 때에야 비로소 정부에게 올바른 의료의 가치 아래 바른 의료 정책 방향을 설정하도록 하는 힘이 될 것이다. 이제 2015년 12만이 넘는 의사들의 환자는 우리 국민 전체이다. 저수가 문제를 국민들과 정부를 설득하고 이끌어야 대한민국의 의료가 제대로 설수 있다고 생각한다.